여행

사막 위에 피어난 미래도시, 아부다비

bluegreenstory 2025. 4. 28. 09:57

 

아랍에미리트의 수도이자 미래와 전통이 공존하는 도시, 아부다비. 페르시아만의 푸른 바다와 무한히 펼쳐진 황금빛 사막 사이에 위치한 이 도시는 고대의 역사를 품으면서도 21세기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독특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약 4,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오아시스 지역에서 시작해 오늘날 세계적인 도시로 변모한 아부다비의 매력을 함께 탐험해보실까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아부다비

 

아부다비의 이름은 3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유래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밀(milh)'이라 불렸는데, 이는 아랍어로 '소금'을 의미하며 바닷물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부다비는 석유가 발견되기 전부터 인류의 삶이 이어진 곳으로, 약 4,000년 전부터 사람들이 거주해왔다고 알려진 오아시스 지역입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처음 움 나르(Umm al-Nar)라는 사람들이 아부다비 인근 섬에 정착했으며, 중세 시대에는 호르무즈 왕국이 이 지역을 다스렸습니다. 이로 인해 오늘날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이름이 생겨났죠. 18세기에 들어서면서 현재 아부다비의 기틀이 마련되었고, 1820년에는 영국과 걸프의 아랍 토후국들(아부다비, 샤르자, 아즈만, 움 알쿠와인, 라스 알카이마) 간에 보호 협정이 체결되면서 아랍에미리트의 전신이 형성되었습니다.

현대적 의미의 아부다비가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원유가 발견된 이후입니다. 석유 산업의 급속한 발전은 아부다비를 아랍에미리트 경제의 중심지로 만들었고, 오늘날 아부다비는 인구 약 70만 명의 도시로 성장했으며, 아랍에미리트 면적과 인구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화와 종교: 전통과 현대성의 만남

 

아부다비는 이슬람 국가이지만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에미리트 인의 약 90%는 수니파 무슬림이지만, 외국인이 80% 이상인 이 나라에서는 기독교, 힌두교 등 다양한 종교가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특히 아부다비는 종교적 관용을 실천하는 도시로, 외국인들의 종교 생활에 큰 제약을 두지 않습니다.

아부다비 문화의 중심에는 가족과 부족 간의 유대감이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헌신은 절대적인 가치이며, 모든 교육은 아랍 문화와 이슬람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아부다비에서는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과 권리도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교육과 직업 분야에서의 여성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종교적 개방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예로는 '아브라함 가족의 집'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UAE 방문 당시 아부다비 왕세제와 함께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가톨릭, 유대교, 이슬람이라는 세 종교가 공존하는 건물을 건립하여 종교 간 평화와 이해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황홀한 관광 도시, 아부다비의 명소들

 

아부다비는 현대적 건축물과 전통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관광 도시로, 수많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가장 유명한 관광 명소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아부다비의 상징과도 같은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스크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백색 대리석으로 지어진 이 모스크는 8만 명 이상의 예배자를 수용할 수 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카펫과 샹들리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슬람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 건물은 무슬림이 아닌 방문객들에게도 개방되어 있어 이슬람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루브르 아부다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의 협력으로 2017년 개관한 루브르 아부다비는 사디얏 섬 문화지구에 위치해 있습니다. 건축가 장 누벨이 디자인한 이 미술관은 돔 형태의 지붕이 특징적이며, 전 세계의 예술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이 미술관은 문화적 다양성과 인류의 공통된 유산을 강조하며 동서양의 예술을 아우르는 전시를 선보입니다.

 

카사르 알 와탄 (대통령궁)

2015년 일반에 공개된 카사르 알 와탄은 아부다비의 대통령궁으로, 화려한 건축미와 럭셔리한 인테리어로 유명합니다. 대리석, 금, 수정 등 최고급 자재로 지어진 이 궁전은 아랍의 전통적인 요소와 현대적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방문객들에게 왕족의 삶과 아랍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페라리 월드와 야스 섬

야스 섬에 위치한 페라리 월드는 세계 최초의 페라리 테마파크로, 속도와 열정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기구와 어트랙션을 제공합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인 'Formula Rossa'는 0에서 240km/h까지 4.9초 만에 도달하는 속도감을 선사합니다. 야스 섬에는 페라리 월드 외에도 워너 브라더스 월드, 야스 워터월드, 씨월드 아부다비 등 다양한 놀이시설이 있어 가족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입니다.

 

아부다비의 미식 문화: 전통과 세계의 맛

 

아부다비의 음식 문화는 주변국들과 마찬가지로 인도 향신료를 가미한 양고기, 닭고기, 생선이 주를 이루며, 라반(요거트)과 민트를 많이 사용하는 아랍식 요리가 특징입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많은 도시답게 다양한 국가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맛의 백화점'이라고도 불립니다.

전통 에미리트 요리로는 마흐부스(Machbous, 향신료와 말린 라임을 넣고 쌀과 고기를 함께 조리한 요리), 하리스(Harees, 밀과 고기를 오랜 시간 끓인 죽 형태의 요리), 살룬(Salona, 아랍식 스튜) 등이 있습니다. 또한 아랍 커피와 대추야자는 손님 접대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아부다비에서는 고급 레스토랑부터 현지 식당, 길거리 음식까지 다양한 가격대와 스타일의 식당을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현지 레스토랑에서는 에미리트의 식사 문화인 단체와 가족 중심의 식사를 경험할 수 있어요. 다양한 요리를 함께 나누어 먹는 문화는 아랍의 환대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아부다비의 기후와 최적 방문 시기

 

아부다비는 사막성 기후로, 더운 여름과 비교적 온화한 겨울을 특징으로 합니다. 여름(6월~9월)에는 기온이 40°C(104°F) 이상으로 올라가며 습도도 높아 야외 활동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반면 겨울(10월~3월)에는 20~30°C 정도의 쾌적한 기온을 유지합니다.

아부다비를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10월부터 3월까지의 겨울 시즌입니다. 이 시기에는 덥지 않고 쾌적한 날씨 덕분에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적합합니다. 특히 11월과 12월은 맑은 하늘과 적절한 기온으로 관광하기 가장 좋은 달입니다.

여름에 방문할 경우에는 실내 활동 위주로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부다비의 대부분 건물은 냉방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쇼핑몰, 박물관, 모스크 등 실내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큰 불편은 없을 것입니다.

 

석유에서 첨단 기술로: 경제 다변화를 추구하는 아부다비

 

아부다비의 경제는 오랫동안 석유 산업에 의존해 왔습니다. 아부다비는 아랍에미리트 전체 석유 매장량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여 경제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아부다비 정부는 '비전 2030'이라는 장기 개발 계획을 통해 현재 3,000억 달러 수준인 GDP를 2040년까지 1조 달러로 끌어올리고, 그중 80%를 비석유 부문에서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첨단 기술, 재생 에너지, 관광, 항공우주,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특히 '팰컨 이코노미(Falcon Economy)'라는 경제발전계획을 통해 인공지능, 로봇 공학, 신재생 에너지, 바이오테크, 우주산업 등 미래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마스다르 시티와 같은 친환경 도시 개발 프로젝트는 아부다비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미래를 향한 도시 계획: 지속 가능한 아부다비

 

아부다비는 장기적인 도시 발전을 위해 체계적인 도시 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플랜 아부다비 2030'은 도시의 균형 있는 발전과 환경 보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도시 계획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합니다.

이 계획의 핵심에는 뉴 할리파 시티(New Khalifa City)가 있습니다. 현재 아부다비의 시가지가 섬 지역의 한쪽에 치우쳐 있어 불균형한 지역 발전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해소하고 더욱 효율적인 도시 구조를 만들기 위한 신도시 계획입니다.

아부다비의 도시 계획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환경 친화적인 설계입니다. 일반 건물 대비 물 사용 및 에너지 효율이 40% 더 높은 건물들을 건설하고, 바람과 그늘 이용을 극대화하여 사막의 더위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또한 2050년까지 탄소제로에 도전하는 등 환경 보전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의 도시 계획 철학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아부다비에는 신록이 우거진 공간이 많고, 두바이에는 인공미를 강조한 공간이 많은데, 이는 두 토후국이 보유한 석유 매장량의 차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석유 매장량이 더 많은 아부다비는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석유 매장량이 적은 두바이는 화려한 인공미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전통과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아부다비는 4,000년의 역사를 가진 오아시스 도시에서 출발하여 오늘날 세계적인 미래 도시로 거듭난 도시입니다. 화려한 현대 건축물 사이로 전통 아랍 문화가 살아 숨쉬고, 첨단 기술의 발전 속에서도 이슬람의 정신과 가치를 지켜나가는 모습은 아부다비만의 독특한 매력입니다.

석유에 의존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경제 다변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아부다비의 도전은 자원 의존적 국가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사막의 모래 위에 꿈의 도시를 건설한 아부다비는 인간의 의지와 비전이 만들어낸 기적의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