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토리 버치: 현대 럭셔리의 아이콘

bluegreenstory 2025. 5. 16. 10:00

 

새로운 럭셔리의 탄생

 

2004년 2월, 뉴욕 놀리타 지역의 작은 부티크에서 시작된 브랜드 하나가 패션계에 등장했습니다. 토리 버치(Tory Burch)라는 이름을 내건 이 브랜드는 창립자의 이름을 그대로 딴 것으로, 오픈 당일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며 미국 패션 산업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날의 매출은 예상보다 세 배가 높았고, 첫날 재고의 거의 80%가 매진되는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토리 버치는 설립되자마자 대박을 터뜨리며 미국, 유럽, 아시아 곳곳에 매장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특히 2005년 오프라 윈프리의 쇼에 토리 버치가 출연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는 더욱 높아졌고, '차세대 빌 블라스(Bill Blass)'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창립 후 불과 몇 년 만에 토리 버치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성장했고, 현재는 전 세계 50여 개국에 3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거대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창립자 토리 버치의 이야기

 

토리 버치는 1966년 6월 17일,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근교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토리웨어(Torywear)'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독특한 패션 감각을 지녔던 그녀는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한 후, 랄프 로렌, 베라 왕, 하퍼스 바자 등에서 일하며 패션 업계의 경험을 쌓았습니다.

세 아들을 둔 주부로 지내던 토리 버치는 사업가였던 전 남편 크리스토퍼 버치(Christopher Burch)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브랜드를 창립했습니다. 그녀는 "편안함이 곧 럭셔리함"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추구했습니다. 이는 어머니인 리바(Reva) 로빈슨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토리 버치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플랫 슈즈에 '리바(Reva)'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브랜드의 특징과 아이덴티티

 

토리 버치는 '프레피-보호(Preppy-boho)' 스타일로 유명합니다. 여기서 '프레피'는 엘리트스럽다는 의미의 스타일을, '보호'는 보헤미안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두 가지 상반된 스타일의 조합이 토리 버치만의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 냈습니다. 화려한 색상과 대담한 프린트, 다채로운 디테일이 특징인 토리 버치의 컬렉션은 기성복, 핸드백, 슈즈, 액세서리, 뷰티, 홈 제품, 손목시계 등 다양한 제품군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특히 토리 버치의 로고가 박힌 제품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였습니다. 토리 버치의 이니셜 'T'를 위아래로 맞대어 놓고 동그랗게 테두리를 둘러 완성한 로고는 모로코 건축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 로고는 브랜드의 모든 제품에 일관되게 적용되어 강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형성했습니다.

 

대표 제품

 

토리 버치의 대표 제품으로는 '리바(Reva) 플랫'이 있습니다. 토리 버치가 어머니의 이름을 붙인 이 신발은 활동하기 편한 낮은 굽으로 제작되었으며, 앞코에 부착된 로고 장식으로 럭셔리한 이미지를 동시에 갖추었습니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끌며 브랜드의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또 다른 대표 아이템으로는 '토리 튜닉(Tunic)'이 있습니다. 자수, 크리스탈 장식 및 화려한 컬러와 대담한 프린트가 특징인 이 옷 역시 어머니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것입니다. 이외에도 카프탄(Caftan), 시퀸 카디건, 토트백, 크로스바디백 등 다양한 제품이 토리 버치를 대표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성공의 비결

 

토리 버치의 성공 비결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가격대가 합리적이면서도 좋은 퀄리티의 제품'이라는 명확한 포지셔닝이었습니다. 토리 버치는 명품과 대중 브랜드 사이의 틈새시장을 정확히 공략했습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명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를 형성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둘째, 뚜렷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였습니다. 토리 버치는 창립 초기부터 '프레피-보호' 스타일이라는 일관된 디자인 철학을 고수했고, 독특한 로고와 화려한 색채를 통해 시각적으로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러한 일관성이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셋째, 여성 기업가로서의 역할 모델이었습니다. 토리 버치는 단순히 디자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 기업가로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2009년 '토리 버치 재단'을 설립해 여성 기업가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책임감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토리 버치의 미래

 

토리 버치는 단순한 패션 브랜드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2013년 에스티로더와의 협업을 통해 뷰티 라인을 출시했고, 2014년에는 시계 라인도 선보였습니다. 또한 홈 콜렉션 등으로 제품 라인을 확장하며 브랜드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토리 버치의 성공 스토리는 많은 여성 기업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어머니이자 기업가로서 자신만의 철학을 지키면서 글로벌 브랜드를 일구어낸 토리 버치의 발자취는, 패션 산업을 넘어 비즈니스 전반에 있어 중요한 사례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버치는 "야망을 가지세요"라는 말을 자주 강조하는데, 이는 그녀가 자신의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해온 삶의 철학을 잘 보여줍니다. 토리 버치는 앞으로도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과 비전으로 패션 산업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패션 산업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20년 가까이 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토리 버치. 이제는 단순한 브랜드가 아닌, 현대 럭셔리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토리 버치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