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의 중심도시인 밀라노는 단순히 하나의 도시를 넘어서, 전 세계 패션과 디자인의 메카로 자리잡은 특별한 곳입니다. 또한 밀라노는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과 건축부터 현대적인 명품 쇼핑 거리까지,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매력적인 도시로 많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밀라노의 상징, 두오모 성당
밀라노 여행의 시작점은 단연 두오모 성당(Duomo di Milano)입니다. 1386년 건축을 시작하여 19세기까지 약 5세기에 걸쳐 완성된 이 성당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고딕 양식의 걸작입니다.
성당의 정면에는 5개의 청동문이 있으며, 각각 밀라노 칙령, 수호성인 암브로조의 일생, 성모마리아의 일생, 중세 역사, 그리고 두오모 자체의 역사가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특히 성당 옥상의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밀라노 시내 전경은 여행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합니다. 135개의 첨탑과 3,400여 개의 조각상들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핑 아케이드
두오모 성당 바로 옆에 위치한 갤러리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Galleria Vittorio Emanuele II)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쇼핑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1877년 완공된 이 갤러리아는 이탈리아의 유명 건축가 주세페 멘고니가 설계한 네오르네상스 건축의 걸작으로, 유럽 철강 건축의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합니다.
십자형 구조로 설계된 이 아케이드는 두오모 광장과 라 스칼라 극장을 연결하며, 아름다운 유리 돔과 모자이크 바닥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중앙 바닥에는 토리노의 황소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이곳에서 뒤꿈치로 황소의 성기 부분을 밟고 세 바퀴 돌면 행운이 온다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내려오고 있습니다. 프라다의 첫 매장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되었으며, 현재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어 쇼핑과 구경의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세계적인 오페라의 성지, 라 스칼라 극장
1778년 개관한 라 스칼라 극장(Teatro alla Scala)은 전 세계 성악가들이 꿈꾸는 무대이자, 세계 5대 오페라 극장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에우로파 리코노시우타'로 화려하게 막을 올린 이후, 베르디, 푸치니, 로시니 등 세계적인 작곡가들의 작품이 초연되었습니다.
극장 내부는 빨간색과 금색으로 장식된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약 2,000석 규모의 객석에서는 최고 수준의 오페라와 발레 공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공연이 없는 시간에는 극장 박물관을 통해 이곳의 역사와 전통을 엿볼 수 있으며, 운이 좋으면 리허설 모습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패션의 중심지, 명품 쇼핑 거리
밀라노가 "패션의 수도"라 불리는 이유는 도시 곳곳에 펼쳐진 명품 쇼핑 거리들 때문입니다. 몬테나폴레오네 거리(Via Montenapoleone)는 밀라노의 "청담동"이라 불릴 만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구찌, 프라다,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피가 거리(Via della Spiga)는 좀 더 젊고 트렌디한 감각의 패션 브랜드들이 모여 있어, 밀라노의 현재진행형 패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두 거리를 포함한 콰드릴라테로 델라 모다(Quadrilatero della Moda) 지역은 패션 애호가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곳으로, 매년 열리는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에는 전 세계 패셔니스타들이 몰려들어 거리 자체가 런웨이가 됩니다.
밀라노의 맛, 전통 요리의 향연
밀라노의 음식 문화는 북부 이탈리아의 특성을 반영하여 쌀을 주재료로 한 요리들이 발달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인 리조또 알라 밀라네제(Risotto alla Milanese)는 샤프란으로 노랗게 물들인 쌀 요리로, 밀라노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맛을 자랑합니다. 샤프란 특유의 은은한 향과 크리미한 식감이 일품인 이 요리는 밀라노 방문 시 반드시 맛봐야 할 대표 음식입니다.
코톨레타 알라 밀라네제(Cotoletta alla Milanese)는 송아지 갈비 부위를 달걀물과 밀가루로 옷을 입혀 버터에 튀겨낸 요리로, 오스트리아의 슈니첼과 비슷하지만 밀라노만의 독특한 조리법이 있습니다. 또한 오소부코(Osso Buco)는 송아지 정강이뼈를 토마토와 화이트 와인으로 천천히 끓여낸 요리로, 부드러운 고기와 진한 국물 맛이 일품입니다.
밀라노의 식사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아페리티보(Aperitivo) 시간입니다. 저녁 6시부터 8시 사이, 밀라노 사람들은 가벼운 음료와 함께 안주를 즐기며 하루의 피로를 풀어냅니다. 나비글리 운하 지역이나 브레라 지역의 바에서는 정통 이탈리아 와인과 함께 다양한 치즈와 올리브, 살라미 등을 맛볼 수 있습니다.
예술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도시
밀라노는 패션과 쇼핑만으로 유명한 것이 아닙니다. 브레라 미술관(Pinacoteca di Brera)에는 카라바조, 라파엘로 등 이탈리아 거장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현대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팔라초 레알레(Palazzo Reale)에서 열리는 다양한 기획전시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밀라노는 디자인의 도시답게 매년 4월에 열리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Salone del Mobile)는 전 세계 디자이너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주목하는 국제적인 행사입니다. 이 기간에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전시장이 되어, 혁신적인 디자인 작품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밀라노만의 특별한 경험들
밀라노 여행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특별한 경험 중 하나는 나비글리 운하 지역(Navigli)에서의 저녁 시간입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설계에 참여했다고 전해지는 이 운하 주변에는 트렌디한 바와 레스토랑들이 즐비해 있어, 밀라노의 젊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쇼핑을 좋아한다면 세라발레 디자이너 아울렛(Serravalle Designer Outlet)이나 피덴자 빌리지(Fidenza Village) 방문도 추천합니다. 밀라노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이곳들에서는 명품 브랜드 제품들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쇼핑의 즐거움을 배가시켜 줍니다.
밀라노는 또한 근교 여행의 거점도시 역할을 합니다. 코모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이나 베르가모의 중세 도시 정취, 그리고 와인의 고장 프란차코르타까지, 기차나 버스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다양한 테마의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밀라노는 단순히 지나가는 경유지가 아닌,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인 목적지입니다. 역사가 숨쉬는 건축물들과 최첨단 패션 트렌드, 전통적인 이탈리아 음식 문화와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 도시에서, 여행자들은 이탈리아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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