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

bluegreenstory 2025. 5. 23. 10:00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București)는 동유럽의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도시입니다. 흔히 "작은 파리(Micul Paris)"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이 도시는, 한때 파리와 비견될 정도로 우아한 건축과 문화적 풍요로움을 자랑했으며, 지금도 그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채로운 역사, 고풍스러운 건축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부쿠레슈티는 유럽 여행자들에게 독특한 매력을 선사합니다.

 

부쿠레슈티의 역사와 문화

 

부쿠레슈티는 15세기 초 문헌에 처음 등장한 이후, 오스만 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러시아 제국 등의 영향을 받으며 발전해 왔습니다. 19세기에는 유럽풍 도시로 빠르게 성장하며 루마니아 왕국의 수도가 되었고, 프랑스식 건축과 도시 계획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오늘날에도 도시 곳곳에서 아르 누보, 바로크, 신고전주의 건축 양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공산주의 시대인 차우셰스쿠 정권하에서는 거대한 정부청사와 회색 콘크리트 아파트들이 세워지면서 도시의 모습이 크게 바뀌었지만, 역사적인 건물들도 일부 보존되어 있어 신구의 조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주요 명소

 

가장 눈길을 끄는 장소 중 하나는 **루마니아 국회의사당(Palatul Parlamentului)**입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행정 건물로, 그 크기와 웅장함은 보는 이를 압도합니다. 차우셰스쿠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이 건물은 지금도 루마니아 현대사의 상징으로 남아 있으며, 내부 투어를 통해 그 화려함과 비극적인 역사 이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추천 명소는 **구시가지(Centrul Vechi)**입니다. 부쿠레슈티의 밤문화 중심지이자 과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 지역은, 낮에는 고즈넉한 카페와 갤러리, 밤에는 활기찬 바와 레스토랑으로 변신합니다. 돌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옛 수도원의 유적과 유서 깊은 교회, 독특한 상점들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헤라스트라우 공원(Parcul Herăstrău)**과 **치시미지우 공원(Parcul Cișmigiu)**은 도시의 녹색 쉼터로, 현지인들의 일상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조깅, 보트 타기, 피크닉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이 가능하며, 도시 중심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예술과 공연

 

부쿠레슈티는 예술 애호가들에게도 훌륭한 도시입니다. **루마니아 아테네움(Ateneul Român)**은 고전 음악 공연의 중심지로, 내부의 돔형 천장과 프레스코화가 인상적인 공연장입니다. 정통 클래식 음악 외에도 현대음악과 공연 예술, 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미술관과 박물관도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루마니아 국립미술관(Muzeul Național de Artă al României)**에는 루마니아 고유의 종교화부터 현대 미술까지 폭넓은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어, 루마니아 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음식과 커피 문화

 

루마니아 음식은 발칸, 헝가리, 터키, 러시아의 영향을 두루 받은 독특한 풍미를 자랑합니다. 부쿠레슈티에서는 전통 요리인 사르말레(양배추말이), 치오르바(신맛 수프), 그리고 루마니아식 구운 고기 요리 미치(mici) 등을 쉽게 맛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세계 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과 세련된 퓨전 음식점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어, 미식가들에게도 즐거운 여행지입니다.

부쿠레슈티는 커피 문화도 활발합니다. 독립 서점과 결합된 카페, 아트 갤러리 카페, 고풍스러운 유럽식 카페 등이 곳곳에 있어 커피 한 잔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습니다.

 

오늘날의 부쿠레슈티

 

현재 부쿠레슈티는 유럽 연합의 일원으로서 빠르게 현대화되고 있으며, 스타트업과 IT 산업의 성장도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과거의 흔적을 소중히 간직하며,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특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쿠레슈티는 흔히 유럽 여행에서 간과되기 쉬운 도시지만, 알고 보면 정겹고 진솔한 매력을 가진 곳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이가 있고, 차분하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도시. 루마니아를 여행하게 된다면, 부쿠레슈티는 분명 기억에 오래 남을 곳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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